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11을 발표하고, 새 기능을 미리 사용해 볼 수 있는 참가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두 달 정도가 지나고 정식 출시 일정이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블로그에 공지된 내용에 따르면 10월 5일부터 배포가 시작될 예정이다.
무려 6년 만의 버전 업그레이드인 만큼 새로운 윈도우는 많은 변화를 보여준다. 내부적으로도 많은 개선 사항이 있겠지만,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변화도 기능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윈도우11로 업그레이드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시각적 차이 위주로 정리했다. 그리고 두 달 정도 윈도우11을 사용해 보며 느꼈던 장단점을 곁들였다. 어떤 점이 바뀔지 미리 살펴보고 남은 한 달 동안 새로운 운영체제를 맞이할 준비를 해보자.
◆ 시작 화면과 작업 표시줄
윈도우11을 설치한 뒤 처음 부팅하면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작업 표시줄이다. 시작 버튼을 비롯한 아이콘들이 가운데 정렬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콘을 클릭할 때 마우스가 이동하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 중앙 정렬 방식을 도입했다고 한다.
중앙 정렬 방식을 사용하면 실행 중인 프로그램이 많아질수록 시작 버튼이 조금씩 왼쪽으로 밀려난다. 항상 같은 위치에 고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 점이 불편해 왼쪽 정렬 방식으로 변경했다.
시작 버튼을 클릭하면 고정앱과 맞춤앱을 보여주는 화면이 뜬다. 윈도우10 시절 시작 메뉴의 타일 시스템은 완전히 제거됐다. 이전 버전처럼 전체 앱 리스트를 확인하려면 오른쪽 위 '전체 앱'이라고 적힌 작은 버튼을 눌러야 한다.
자주 사용하는 앱은 고정앱 화면에 바로가기처럼 고정시킬 수 있지만, 자주 쓰지 않는 앱을 실행하려면 '전체 앱' 리스트에 한 번 더 들어가야 하니 약간 번거로워졌다. 검색 창이 시작 메뉴 위쪽에 길게 자리 잡은 점이나 계정과 버튼이 가로로 정렬된 건 이전보다 보기 편해 만족스러웠다.
작업 표시줄 맨 오른쪽에 위치한 시계는 더 이상 '초' 단위를 표시하지 못한다. 윈도우10에서는 레지스트리를 수정해 시계에 초 단위까지 표시할 수 있었지만, 윈도우11에서는 불가능하다. 또한 시계를 클릭하면 나오는 달력에도 현재 시간이 초 단위로 나타났지만 윈도우11에서는 시계 없이 달력만 남아있다.
프로그램 아이콘을 작업 표시줄에 고정하는 방식이 번거로워졌다. 윈도우10에서는 프로그램 아이콘을 작업 표시줄에 드래그하면 바로 고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윈도우11은 해당 기능을 삭제했다. 작업 표시줄에 앱을 고정시키려면 해당 앱을 한 번 실행한 다음 표시줄에 뜬 아이콘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눌러 고정시켜야 한다.
컨텍스트 메뉴는 바탕화면이나 탐색기, 파일 등의 요소를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했을 때 나타나는 팝업 메뉴를 말한다. 이 메뉴도 윈도우11에서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하지만 디자인만 윈도우11 스타일에 맞춰 새로 만들었을 뿐, 기능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다.
보기, 정렬, 새로 만들기처럼 기본적인 항목은 새로운 컨텍스트 메뉴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외 기능은 대부분 제거됐다. 심지어 항목에 배정된 단축키도 모조리 사라졌다. C(복사), V(붙여넣기), A(전체 선택), E(새 창에서 열기) 같은 단축키를 사용할 수 없다.
다행히 아직 이전 버전의 컨텍스트 메뉴를 볼 수는 있다. 새 컨텍스트 메뉴 맨 아래에 추가된 '더 많은 옵션 표시' 항목을 누르거나 단축키 'Shift + F10'을 누르면 된다.
윈도우10에서는 서드파티 프로그램이 컨텍스트 메뉴에 자체 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압축 파일을 풀거나 사진을 편집하는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었다. 이 편의성을 당분간 윈도우11에서도 유지하고자 이전 버전의 컨텍스트 메뉴를 불러올 수 있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 탐색기에서는 상단 메뉴 구성이 간결해진 점이 눈에 들어온다. 버튼에서 텍스트 라벨을 제거하고 아이콘만 남겼다. 초기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행히 이 아이콘들은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두 달 동안 사용해 본 소감으로는, 아이콘 크기가 너무 작아진 게 유일한 흠이다.
기존 탐색기의 홈·공유·보기·편집 같은 탭이 전부 사라지고 복사·삭제·정렬·보기·새 폴더 같은 핵심 메뉴만 남아있다. 여기에 사용자가 마우스로 클릭한 파일 종류에 따라 압축 풀기나 사진 회전 같은 맞춤형 메뉴가 추가된다.
파일 보기 방식에서 '간단히(목록)', '자세히' 옵션을 선택했을 때 항목 사이 간격이 넓어졌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기기에서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기 쉽고, 수전증이 있는 사람도 잘못 클릭할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 대신 한 화면에 보이는 항목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폴더 옵션] - [보기]의 고급 설정에서 '항목 간 공간 축소(압축 보기)'를 활성화하면 이전처럼 간격을 좁힐 수 있다.
제목 표시줄에서 창 크기를 조절하는 버튼에 마우스를 올리고 있으면 창 배열 프리셋을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일부 대기업 모니터가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원하던 기능이었는데 윈도우11에서 기본 기능으로 추가됐다.
폴더에 미리보기가 제공되지 않는 건 예상 밖의 단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하면 탐색기 구동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PC의 자원을 사용하는 요소를 최대한 제거했다고 한다. 폴더 미리보기 기능을 사용하려면 해당 폴더에 들어있는 파일을 모두 읽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윈도우11에서는 폴더에 미리 보기 이미지가 삽입되지 않고 모두 동일한 아이콘을 사용한다. 평소 미리보기로 폴더를 구별하는 습관이 있다 보니 이 부분이 가장 불편하게 느껴졌다.
◆ 설정
'설정'은 윈도우11로 업그레이드하면서 가장 많이 바뀌는 기본 앱이다. 이전 버전에 비해 모바일 느낌이 많이 감돌게 바뀌었는데, 태블릿 환경에 특화된 레이아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위 항목들은 마치 스마트폰 설정처럼 세분화됐다. 윈도우11을 설치한 직후 모든 항목에 일일이 들어가 옵션을 바꿨을 때에는 굉장히 번거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간간이 몇 가지 설정을 바꿀 때에는 해당하는 항목을 찾기 훨씬 편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기대하던 '제어판 통합'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장치 관리자나 디스크 관리, 이벤트 뷰어 같은 고급 기능도 이전 버전 그대로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호언장담했던 '구형 OS 잔재 없애기'에 실패한 꼴이다.
◆ 알림 센터와 위젯
윈도우10 작업 표시줄 오른쪽 끝에는 말풍선 모양의 알림 센터 아이콘이 있었다. 이 아이콘을 누르면 PC에서 발생한 알림 목록과 네트워크·블루투스·화면 같은 설정을 바꿀 수 있는 제어 토글이 나타난다.
윈도우11에서는 이 두 가지가 분리된다. 알림 센터는 날짜와 시간을 눌렀을 때 나오는 달력과 함께 나타난다. 제어 토글은 네트워크·볼륨·전원이 모인 '시스템 아이콘' 영역을 클릭했을 때 팝업된다.
달력 위아래에 있던 시계와 일일 일정은 '위젯' 영역으로 이동했다. 위젯은 윈도우10 막바지에 '뉴스와 날씨'라는 이름으로 작업 표시줄 오른쪽 영역에 추가됐던 기능이다. 윈도우11에서는 시작 버튼 오른쪽에 위젯 버튼이 새로 추가됐으며, 클릭하면 화면 왼쪽에 뉴스와 주식, 날씨 같은 정보를 볼 수 있는 AI 맞춤형 피드 패널이 나타난다.
달력과 일정이 분리된 점이 적잖이 불편하다. 심지어 위젯 패널로 이동한 일정은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에 등록된 일정만 표시한다. 기본 달력 앱은 구글이나 삼성 계정, 다른 플랫폼에서 등록한 일정도 보여주므로 일정을 관리하려면 달력 앱을 사용하는 게 좋다.
◆ Xbox 게임패스, MS팀즈 추가… 안드로이드 앱 구동은 아직
윈도우11에서 처음 선보이는 기능도 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앱이 기본으로 설치돼있으며, 작업 표시줄에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앱 ‘팀즈(Teams)’의 채팅 기능이 통합된다.
안드로이드 앱을 구동하는 기능은 아직 써볼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하면 향후 몇 달 안에 참가자 미리보기를 통해 제공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즉, 윈도우11 정식 배포가 시작되더라도 당분간은 윈도우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없다.
◆ 깔끔한 미래지향적 디자인··· 기능은 "오히려 불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1을 발표하면서 구버전 운영체제의 잔재를 없애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윈도우95 시절부터 변하지 않았던 일부 아이콘을 새로 제작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윈도우11도 설정과 탐색기, 컨텍스트 메뉴 등 많은 부분에서 큰 디자인 변화를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텍스트나 불필요한 버튼이 과감하게 생략돼 깔끔한 느낌을 준다. 창과 버튼 모서리가 둥글어지고, 배경은 블러 처리되거나 반투명하게 바뀌었다.
단, 변화를 주는 과정에서 불편해진 점도 있다. 특히 디자인을 간결하게 만들려고 생략하면서 없어지거나 이동한 게 많다. 컨텍스트 메뉴와 탐색기 상단의 버튼이 대표적인 예다.
10월 5일부터 윈도우11이 정식 배포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심 경악했다. 아직 갈 길이 먼데 미완성 상태로 내놓는다는 느낌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호언장담했던 공약들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쓸만하기는커녕 오히려 불편해졌다며 불평하는 사용자만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출처 :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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