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이동수단도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 하나로 택시도 부르고, 대리운전도 호출도 하는 등 비교적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데, 이런 것으로 바로 모빌리티(Mobility) 플랫폼이라고 한다. 카카오T가 바로 이 대표적인 앱이다. 최근에 이 카카오T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요금과 전기 자전거 요금을 인상했다가 불만이 터져 나오자 바로 철회하는 일이 있었다.
# 방식
위 서비스는 스마트호출에 탄력 요금제를 적용한 방식이다. 여기서 스마트호출이란 인공지능(AI)을 활용해서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를 좀 더 빠르게 잡아주는 서비스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일반호출방식보다는 택시를 더 빨리 잡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서비스를 원래는 1000원에 이용할 수 있었는데, 카카오T측에서는 수요에 따라 최소 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받을 수 있는 탄력요금제로 바꾼 것이다.
즉, 동일지역이라 하더라도 택시가 호출하는 사람보다 많으면 0원, 반대로 택시보다 택시부르는 사람이 많으면 5000원을 호출비로 더 받겠다는 얘기다. 이 방식대로라면 서울의 번화가에서 심야에 택시를 부를 경우에 서울 택시 심야 기본요금인 4600원에 콜비 5000원까지 더해져 96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취소 수수료도 기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카카오T측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택시 요금제를 바꾸고 난 후에 바이크 요금제도 손을 봤다. 원래는 기본요금 1500원에 15분을 타고 그 이후부터는 1분당 100원씩이 추가되는 방식이었는데, 바뀐 방식에 따르면 기본요금 없이 분당 140~150원으로 올린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부담
이런 변경안에 대해서 카카오T는 인상이 아니라 단순 변경이라고 주장했다. 이 방식에 의해서 기사가 호출에 빨리 응답하기 때문에 택시를 보다 빨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본요금 천원 고정이었던 것이 최소 0원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바뀌었으니 혼잡하지 않은 시간에 이용하면 오히려 기존보다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볼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택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가 주로 출퇴근 시간대와 심야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카카오T측에서 말한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요금인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도 이용자 근처에 있는 빈 택시를 빠르게 배차하는 '즉시 배차'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이때도 최대 5000원까지 요금을 받으려 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일부 의견에 따르면 이번 개편이 자사의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카카오는 이 '스마트 호출' 이외에 '블루'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서비스의 최대 이용요금은 3000원이다. 원래 1000원이었던 스마트호출이 최대5000원으로 바뀌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블루가 더 저렴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가 블루나 스마트호출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려 하는 이유는 단순히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가맹 계약을 맺은 '블루' 기사들은 매출 2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스마트호출은 호출비만 택시와 플랫폼이 6:4로 나눠 갖는다. 호출비가 1000원이면 택시가 600원, 카카오가 400원을 가져가는 것이다.
# 카카오측에서는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라고 주장한다
카카오측에서는 공급과 수요에 따른 일반적인 원칙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냥 AI 알고리즘에 의해 운영된다고만 주장한다. 이용자들은 요금 책정이 어떻게 되는지, 배차가 얼마나 빨리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채 그냥 배정하는 대로 타야 한다.
최근에 이런 식으로 플랫폼 기업들은 도처에 AI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런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구체적으로 알고리즘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수가 없다.
# 철회안 발표와 요금제 복귀
사용자들의 불만에 못이겨서 카카오T에서는 결국 요금인상안을 철회하기는 했으나 이전처럼 1000원 정액제가 아니라 최대 요금폭을 2000원으로 낮췄다. 즉 탄력요금제 틀은 그대로 놔두고 금액만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것이다.
최대가 2000원으로 올랐으니 가장 복잡한 시간에 스마트호출로 택시를 잡는다면 이전의 1000원이 아니라 2000원을 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말로는 인상안을 철회한다고 하면서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결국 올랐다고 봐야 할 것이다.
# 무리하게 요금 인상을 시도한 이유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렇게 무리하면서까지 요금을 올리려고 했던 이유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유료 서비스를 늘려서 수익성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자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해 매출액이 2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무려 129억원이나 됐다. IPO를 위해선 흑자 전환이 무엇보다 절실했던 것이다.
투자금 회수와 수익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택시기사들과 이용자들은 기존에 없던 비용을 추가로 더 내야 하니 반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택시 요금의 경우에는 공적 협의를 통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이용해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참고로 카카오T는 현재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핵심은 요금 인상에 맞는 서비스의 질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플랫폼의 생명은 결국 이용자이고, 아무리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외면하면 그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플랫폼이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들을 끌어 모은 뒤 유료 전환하는 일은 가장 흔한 방식이다
이제는 플랫폼 기업들이 초기에는 가장 저렴한 가격이나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이용자가 늘면 나중에는 요금제를 도입하여 요금을 받거나 가격을 올리는 것은 흔한 방식이 되었다. 이는 아직까지 홍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다 더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어느 정도 이용자가 모이게 되면 본격적인 수익 모델을 세워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저항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플랫폼에 대한 편리함을 맛본 이용자들이라면 유료로 전환되었다고 하더라도 바로 그 플랫폼을 외면하기는 쉽지가 않다.
# 카카오가 사업 확장을 쉽게 하는 이유
카카오가 이제는 하반기부터 공유 킥보드 사업에도 뛰어든다고 하는데 이처럼 사업 확장이 가능한 이유는 카카오T 앱 하나만으로 15개 이상이나 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 기차, 시외버스, 셔틀 등 대다수의 교통수단을 아우르고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다 퀵이나 택배 같은 물류 서비스까지 추가한다고 한다.
또한 카카오가 이런식으로 무한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카카오톡의 존재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 카카오톡은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막강한 플랫폼이다.
# 정부 차원에서 거대 플랫폼들을 제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미국에서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제재 논의가 한창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마존의 예이다. 아마존에는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는 상품도 있고, 일반 판매자들이 들어와서 판매하는 상품이 있다. 그런데 검색 결과에서 자사 상품을 우선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에서 논의 중인 반독점법은 플랫폼 기업들이 이런식으로 자기들 플랫폼에서 자사 상품을 판매하거나, 자사 상품을 우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지난해 전국택시 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4개 단체가 카카오모빌리티를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금융 대장주'가 되면서 기존 금융업계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스타트업, 플랫폼 등의 신규사업자들에게는 '혁신'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규제를 완화해주곤 했는데, 이는 자칫하면 기존 업체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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