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식및정보

아마존 상륙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

by h-man 2021. 9. 13.

해외직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

 

해외직구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전파로 인해 그 거래액 규모가 약 4조 원을 넘어서면서 불과 2년 사이에 약 38% 이상이나 급증했다. 

 

해외 직구시장중에서 미국 직구는 원래 예전부터 수요가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다 보니 미국 직구시장의 성장 폭은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다. 거래액으로 보면 약 30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이다. 그에 비해 유럽 직구는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평균 6000억 원대였던 거래액이 지난해에는 무려 1조 472억원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때문에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주로 유럽에서 생산되는 명품을 많이 들여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중국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래도 중국은 다른 시장에 비해 가장 저렴하기 때문인것으로 판단된다. 이 시장의 거래액도 5000억원대에서 8000억원대로 늘었다.

 

아마존의 국내 상륙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대 이커머스(E-Commerce,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국내에 상륙했다. 아마존은 지난 8월 31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오픈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아마존의 이번 국내 진출이 다른 해외진출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기존에는 해외에 직접 진출해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 국내 진출에서는 우리나라의 통신업체인 SK텔레콤 계열의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과 제휴하는 방식을 취했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전 세계 국가에 진출하면서 현지국가에 있는 사업자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독립된 사이트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11번가 안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 진출했다고 해서 국내 한 물류센터에 물건을 들여놓는 방식이 아니라 미국에서 판매 중인 상품 중에서 일부를 국내에서 직구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아무래도 국내용이니 당연히 서비스는 한국어로 운영하고 있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배송 기간은 일반적으로는 6~10일이 걸리고 특별분류된 상품만 4~6일이 걸린다. 

 

배송 기간이 비교적 길다

 

이번 국내에서 오픈한 아마존의 서비스는 기존의 해외 직구보다는 조금 더 일찍 국내에 도착하는 것뿐이다. 즉 이번 제휴로 직구 배송 기간이 조금 줄어들고, 배송비를 저렴하게 해주는 수준인 것이다.

 

최근 이커머스 업체에서 유행하고 있는 방식은 이른바 풀필먼트(Fulfilment)이다. 즉 자사가 직접 운영관리하는 물류센터에 직접 물건을 맡아놓고 주문 부터 배송까지 도맡아서 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이 이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고,쿠팡도 이어서 도입했다. 11번가에서도 이런 풀필먼트 센터를 만들어서 아마존 직구로 구매된 상품을 하루나 이틀만에 배송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해외직구는 약간 꺼림칙하다

 

해외직구를 꺼리는 사람들 중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배송 중에 문제가 있지 않나 또는 반품 절치가 까다롭지 않을까라고 걱정한다. 특히 반품할 일이 생기면 국내에서는 하루정도면 끝나지만 미국에 다시 보내는 절차도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런 문제나 불편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 오픈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국내에서 전담 고객 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의사소통 등의 문제나 반품 절차 때문에 골치 아팠던 해외 직구족들에게는 또 하나의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무료배송을 해주는 구독서비스

 

이번 제휴서비스를 통해서 SKT는 '우주 패스'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구독 상품에 아마존 할인쿠폰과 무료 배송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구독 시장 진출을 위한 SKT의 일종의 전략이다. 이 서비스에는 또 구글 원(Google One)이나 웨이브 같은 OTT, 배달 앱 등의 여러 가지 제휴 서비스 혜택을 골라서 받을 수 있도록 해놨다.

 

최근 또 '핫이슈'중의 하나인 구독 경제 모델은 원래는 넷플릭스 같은 OTT 분야에서 주로 제공되던 서비스였다. 예전에 신문배달처럼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방식인 것이다. 지금은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이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하나의 예로 연회비를 받는 코스트코의 사례가 있다. 코스트코에서는 연회비로 돈을 버는 대신에 물건 마진은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방식의 장점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고객을 묶어놓는다는 뜻의 락인(Lock-in) 효과라고 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국내 유명 업체인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에서는 모두 멤버십 구독에 집중하고 있다. 즉 멤버십 구독을 하면 빠른 배송을 제공한다든지, 좀 더 싸게해서 판매한다든지 하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도 미국에서는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하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쿠팡의 쿠팡플레이나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도 다 이런 구독 경제를 구현하고 있는 모델들이다. SKT의 이번 서비스도 바로 이커머스의 구독경제에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부분의 이커머스와 관련 업체들이 이 구독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물론 엄청난 성상정 때문이다. 수치상으로 봐도 이는 사실임을 알 수 있다. 2016년에 26조원있던 규모가 2020년에는 40조 원까지 성장했고 2025년에는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이 11번가와 제휴한 이유

 

아마존이 하필 11번가와 제휴한 것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왜냐하면 11번가는 다른 빅3 업체인 네이버, 쿠팡, 이베이에 비하면 규모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거래액이 3위 업체인 20조원에 비해 절반 수준인 10조원 대이다.

 

이는 아마도 SKT의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즉 이번 제휴가 단순히 11번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SKT가 세계에서 가장 큰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을 파트너 서비스로 끌어들여서 구독 서비스 자체를 키우기 위한 것이다.

 

아마존상륙과 국내 이커머스 시장 변화가능성

 

예전과 비교해서 최근 이커머스의 이용 패턴이 많이 바뀌고 있다. 예전만 하더라도 단순히 물건이 싸거나 빨리 오는 곳에서 구매하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구독 서비스나 멤버십까지 함께 따져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다른 곳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좀더 혁신적인 요소나 차별화된 혜택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래서 국내에 직접 진출한 것이 아닌 이상 아마존의 이번 국내 진출은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아마존 하면 우선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부가적으로 제공되는 추천 서비스나 아마존 프라임 같은 멤버십과 같이 부수적인 혜택과 서비스에 눈길이 더 가게 마련이다. 이런 것이 아마존의 매력인데 그런 매력 없이 단순히 물건만 가져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만큼 큰 매력으로 다가가지는 못할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