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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및정보

반도체, 미세화에서 패키징으로 진화하다

by h-man 2021. 9. 29.

반도체가 초미세공정에서 첨단 패키징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발전 등으로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반도체 성능에도 요구되면서 반도체 업체들은 '3D 적층기술', '이종 집적화 기술' 등과 같은 패키징 기술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패키징은 반도체 제조 공정 중에서 후공정에 속하는 것으로 이미 제조가 완료된 반도체가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되도록 포장하고 또 반도체 회로에 있는 전기선을 외부로 연결하는 공정을 말한다.

 

그동안 반도체 업체에서는 반도체의 성능 향상을 위해 전공정에서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좁히는 미세공정 기술개발에만 전력을 다해 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10나노 이하의 초미세공정으로 진화되면서 이제는 공정 미세화만으로는 반도체의 성능이나 전력효율을 높이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꼽히는 기술이 바로 첨단 패키징이다. 일반적으로 이 패키징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칩 사이즈 축소나 절전, 시스템 효율성 향상 등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3D 패키징 기술

 

반도체 공정에 적용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의 대표적인 것이 3D 적층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공정이 완료된 두 개 이상의 반도체 칩을 얇게 쌓아 올려서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패키징 기술이다. 하나의 연산(로직) 칩 위에 임시저장장치 역할을 수행하는 S램을 3D형태로 쌓아 올리기 때문에 하나의 반도체 칩 안에서 연산과 저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신호 전송 경로가 줄어들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가 높아지고 또 메모리가 계속 쌓아지면 저장공간도 커지게 된다.

 

기존 방식에서는 로직 칩 옆에 메모리를 붙였다. 하지만 이 방식대로 하면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옆으로 칩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크기가 계속 커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7나노 반도체에 3D 패키징 기술인 '엑스큐브(X-Cube)'가 적용된 테스트 칩을 생산한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 엑스큐브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로직과 S램을 각각 단독으로 설계 및 생산해서 둘을 적층하기 때문에 칩면적은 줄이면서 동시에 고용량의 메모리 솔루션을 장착할 수 있어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외에도 실리콘관통전극(TSV)을 활용하여 처리 속도나 전력 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TSV는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서 상단 칩과 하단 칩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에 있는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도 3D 적층기술을 비롯한 패키징 기술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회사의 웨이저쟈 최고경영자는 지난 1월에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에 3D 적층기술인 SoIC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말하면서 "고성능컴퓨팅(HPC) 애플리케이션에 처음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TSMC 경쟁구도 심화

 

대표적인 반도체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TSMC는 반도체 제조공정의 기술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패키징 기술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이종 집적화 패키지 기술을 이용해서 올 5월 '아이큐브4'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이종 집적화 기술은 기존의 인쇄회로기판(PCB) 대신에 인터포저라는 판 위에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를 올려서 하나의 반도체처럼 동작하게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을 통해 데이터의 전송 속도를 높이고, 패키지 면적을 줄일 수가 있다. 또 다기능을 구현시킬 수 있어서 AI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TSMC는 이와 비슷한 기술로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인터포저 위에 메모리와 로직반도체를 올리는 패키징 기술로 기존 패키징 기술보다는 실장면적을 줄일 수 있고 칩 간 연결도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브로드컴 집적 회로 패키징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첨단 패키징 수요 주도하는 AI, 시장 성장 속도 빨라

 

최근의 AI와 모바일, 5G, HPC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이런 첨단 패키징 시장을 성장으로 이끌고 있다. 이는 데이터 처리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반도체가 탑재되는 전자기기는 더 얇고 작아지면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패키징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AI가 첨단 패키징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AI연산은 데이터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해 전력의 소모가 매우 많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업체에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는 AI 반도체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에서 주목되는 기술 중의 하나가 바로 첨단 패키징이다.

 

앞으로도 AI반도체 기술발전의 영향으로 패키징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시장조사업체인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는 지난해 9월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규모가 2025년까지는 연평균 6.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3D 패키징의 경우 2025년까지 연간 21%로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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